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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보이는 경제상식

(조선) 볼티모어 선박 충돌에 관하여..

by 일곱색깔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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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3월 26일 새벽 미국 동부 볼티모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교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고로 볼티모어항 입구에 위치한

Francis Scott Key Bridge가 전손 붕괴되었으며

볼티모어 항의 교역도 마비되었습다.

 

메릴랜드 주 항만청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은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2023년 75만대의 자동차 수출입이 이루어졌으며

물동량 기준 미국 9위의 항구인바

다방면으로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됩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기관류 고장에 따른 동력 상실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해양항만청에

사고 직전 동력을 상실하였다는 보고가 접수되었고,

이후 선박이 방향을 유지하지 못하여

교량에 충돌하였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운항상의 부주의 등 다른 원인이 제기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관 고장이 유력한 원인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한국 조선소의 책임소재,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낮아

 

해당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 조선소가 언급되는 이유는

사고 선박이 HD현대중공업에서

2015년 인도한 선박이기 때문입니다.

 

3월 27일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사 주가 하락에는,

특히 동력기관의 추진력 상실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주목되는 상황에서

사고 선박과 엔진을 제작한 회사가

HD현대중공업이라는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선박의 주기 엔진(추진을 담당하는 메인 엔진)은

독일 MAN社의 라이선스로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B&W 9S90ME-C9 디젤엔진으로 파악되며,

보기 엔진(발전 등에 쓰이는 보조엔진)은

HD현대중공업의 자체 브랜드인

HIMSEN 9H32/40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통상 선박 및 엔진의 보증기간은

인도 후 1년이라는 점에서,

2015년 인도 후 보증기간을 훌쩍 지난

동 선박은 조선소의 손을 떠난 지 오래입니다.

보증기간 이후의 선박은 주요 부품이나 장비의 경우

선주가 직접 장비회사를 통해 관리하며,

선체에 대한 수리나 관리 또한

수리조선소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당 선박의 Scrubber 개조 또한

2020년 중국 수리조선소인

Yiu Lian Dockyard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엔진 제작사 역시 HD현대중공업이며

동사는 엔진 MRO 서비스도 사업영역 중 하나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후 관리가 일부 동사를 통해 이루어졌을 수는 있습니다.

통상 Maersk와 같은 대형 선사는 자체 엔지니어를 보유하거나

혹은 같은 유럽계이자 주기엔진 Licensor인 MAN을 통해

엔진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HD현대중공업이 부품 공급이나 관리에

일부 참여했을 수도도 있어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향후 사고 원인이 정밀조사를 통해

동력계통 이상으로 밝혀질 경우

엔진 제작사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보증이 끝난 선박의 관리 주체는 기본적으로 선주이며

운항을 요구한 용선주, 검사 기관인 선급, 항만청 등

다양한 기관의 관리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리멸렬한 분쟁이 시작될 여지가 더 높습니다.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조심스럽지만,

기관고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하더라도,

제작사의 제조상 귀책보다는 운항상의 무리한 일정이

기관 고장과 사고를 유발했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Clarksons에 등재된 사고 선박의

운항 기록을 살펴보면

최근 3년간 무리한 운항일정이 눈에 띕니다.

 

2020년 스크러버 개조를 위해

두 달간 도크에 들어갔던 동 선박은

휴선기간을 벌충하기 위해서인지

2021년부터 고강도의 운항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휴선 전인 2017 ~ 2019년에는 평균적이거나 평균 이하의

운항 일정을 준수해 왔으나,

최근 3년간 평균 운항 거리는

105,637NM으로 Peer대비 19.8% 많으며,

특히 기항 1회당 운항거리는 48.1% 많을 정도로

다년간 가혹조건의 운항을 지속해 왔습니다.

 

물론 단순히 운항 기간이나 거리가 길다고

문제가 생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무리한 일정 상 수리나 관리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오염 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며,

그렇다면 제조사 책임은 더더욱 없습니다.

사고원인 조사 경과를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변용진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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